- ……좀 더 걸릴까, 메르세데스?
슬슬 쉬어도 될 것 같은데……
- 걱정 마~ 이제 금방 보일 거야.
봐, 저 언덕 건너편에……
- 이런 곳에 마을이 있었구나……
- 응. 옛날에 내가 살던 마을이야~
저 멀리 보이는 게 내가 있던 교회고.
- 그렇구나.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군.
모르는 곳인데도 익숙함이 느껴지네.
- ……메르세데스잖아!
오랜만이구나, 어머니를 뵈러 왔니?
- 어머나! 오랜만이에요, 아주머니.
오늘은 친구에게 여길 안내하려고요.
- 친구…… 어머, 멋진 기사님이시구나.
혹시 세이로스 기사단 분?
- 예? 아, 아니요.
전 퍼거스의…… 왕국군에 속해 있습니다.
- 어머, 그랬구나. 그럼
메르세데스의 동료겠네.
- 시간 있으면 교회에도 들러 보렴.
사제님과 아이들도 기뻐할 거야.
- 그래야죠~ 모처럼 왔으니까
어머니에게도 인사하고 가려고요.
- ……친구의 지인을 만나는 건
뭔가 묘하게 긴장되는군.
- 후훗. 저분도 교회에서 일하시는데,
나나 어머니에겐 은인이셔~
- 교회엔 예전의 나나 어머니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많아.
- 사제님께선 상대가 누구든
자비롭게 받아들여 주시거든~
- 포용력이 있는 땅이구나, 여기는.
그것도 세이로스교의 가르침……인건가.
- 하지만…… 중앙 교회를 안 받아들였으면
이 마을의 모습도 달라졌을지 몰라.
- 남방 교회는 소문도 좋지 않고, 각지의
마을을 어떻게 다스리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 난 어려운 정치나 전쟁에 대해서
당신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 당신이 지켜 준 사람이나 풍경을
꼭 보여 주고 싶었어.
- ……그렇군. 그 이야기를 하려고
날 여기로 데리고 온 거구나.
- 솔직히 말하면 전황이…… 포드라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가 없어.
- 하지만 난 가능한 한 온 힘을 다해서
이 풍경을 지켜 나갈 거야.
- ……고마워, 디미트리.
- 자, 교회 쪽으로 가 보자.
가는 길엔 경치가 좋은 곳도 있어~
- 꽃밭에, 예쁜 강…… 그 밖에도 잔뜩,
당신에게 보여 주고 싶은 풍경이 있거든~
- 앗, 맞다. 교회에 들러서 어머니와
사제님께도 인사드려야지.
- ……네 목숨을 책임지고 있는 이상, 나도
군의 우두머리로서 인사를 드려야겠지.
- 어머, 그렇게 긴장 안 해도 돼~
당신에 대해선 내가 소개할 테니까.
- 나에게 무척 소중한 사람이라고.
- ……잠깐, 메르세데스.
그러면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은데……
- 후훗. 미안, 농담이야~
당신을 놀릴 생각은 없었어.
- 근데 나, 평소의 심각한 얼굴을 한
당신보다 지금의 당신이 훨씬 더 좋아.
- ……너와 얘기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