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좀 더 걸릴까, 메르세데스? 슬슬 쉬어도 될 것 같은데……
  2. 걱정 마~ 이제 금방 보일 거야. 봐, 저 언덕 건너편에……
  3. 이런 곳에 마을이 있었구나……
  4. 응. 옛날에 내가 살던 마을이야~ 저 멀리 보이는 게 내가 있던 교회고.
  5. 그렇구나.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군. 모르는 곳인데도 익숙함이 느껴지네.
  6. ……메르세데스잖아! 오랜만이구나, 어머니를 뵈러 왔니?
  7. 어머나! 오랜만이에요, 아주머니. 오늘은 친구에게 여길 안내하려고요.
  8. 친구…… 어머, 멋진 기사님이시구나. 혹시 세이로스 기사단 분?
  9. 예? 아, 아니요. 전 퍼거스의…… 왕국군에 속해 있습니다.
  10. 어머, 그랬구나. 그럼 메르세데스의 동료겠네.
  11. 시간 있으면 교회에도 들러 보렴. 사제님과 아이들도 기뻐할 거야.
  12. 그래야죠~ 모처럼 왔으니까 어머니에게도 인사하고 가려고요.
  13. ……친구의 지인을 만나는 건 뭔가 묘하게 긴장되는군.
  14. 후훗. 저분도 교회에서 일하시는데, 나나 어머니에겐 은인이셔~
  15. 교회엔 예전의 나나 어머니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많아.
  16. 사제님께선 상대가 누구든 자비롭게 받아들여 주시거든~
  17. 포용력이 있는 땅이구나, 여기는. 그것도 세이로스교의 가르침……인건가.
  18. 하지만…… 중앙 교회를 안 받아들였으면 이 마을의 모습도 달라졌을지 몰라.
  19. 남방 교회는 소문도 좋지 않고, 각지의 마을을 어떻게 다스리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20. 난 어려운 정치나 전쟁에 대해서 당신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21. 당신이 지켜 준 사람이나 풍경을 꼭 보여 주고 싶었어.
  22. ……그렇군. 그 이야기를 하려고 날 여기로 데리고 온 거구나.
  23. 솔직히 말하면 전황이…… 포드라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가 없어.
  24. 하지만 난 가능한 한 온 힘을 다해서 이 풍경을 지켜 나갈 거야.
  25. ……고마워, 디미트리.
  26. 자, 교회 쪽으로 가 보자. 가는 길엔 경치가 좋은 곳도 있어~
  27. 꽃밭에, 예쁜 강…… 그 밖에도 잔뜩, 당신에게 보여 주고 싶은 풍경이 있거든~
  28. 앗, 맞다. 교회에 들러서 어머니와 사제님께도 인사드려야지.
  29. ……네 목숨을 책임지고 있는 이상, 나도 군의 우두머리로서 인사를 드려야겠지.
  30. 어머, 그렇게 긴장 안 해도 돼~ 당신에 대해선 내가 소개할 테니까.
  31. 나에게 무척 소중한 사람이라고.
  32. ……잠깐, 메르세데스. 그러면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은데……
  33. 후훗. 미안, 농담이야~ 당신을 놀릴 생각은 없었어.
  34. 근데 나, 평소의 심각한 얼굴을 한 당신보다 지금의 당신이 훨씬 더 좋아.
  35. ……너와 얘기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