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드, 맛있어 보이는 고기네에.
어디서 손에 넣은 거야?
- 왔어? 라파엘.
일전에 제압한 거점에서 받아 왔어.
- 상할 것 같아서 부대 식량으로 쓸 순
없으니까. 그래서……
- 나한테 주려고!?
앗싸아아아!!
- 잠깐만, 침착해…… 아무리 너라도
이 양을 혼자서 다 먹을 수는 없잖아.
- 다 같이 나눠 먹을까 생각 중이거든.
준비하는 것 좀 거들어 줄래?
- 물론이지! 양은 줄어들지만
다 함께 먹는 편이 훨씬 맛있으니까아!
- 그럼 나머진 나한테 맡겨!
서둘러서 고기 축제 준비를 해 둘게!
- 어이! 그 고기 식당까지
가져가야 한다…… 이런, 들었겠지?
- 솜씨가 제법인데.
라파엘, 너란 녀석은……
- 클로드, 네가 상할 것 같다 그랬잖아?
그래서 급하게 손질해서 구운 거야.
- 그렇게 순식간에 썩지는 않을 텐데……
어쨌든 다행이다. 고마워.
- 그나저나 고기양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렇게 다 같이 나눠 먹으니 순식간이네.
- 그러니까 말이야. 남으면 할아버지랑 마야도
불러서 같이 먹고 싶었는데.
- 아니 잠깐. 여기 오는 데 며칠 걸리지?
분명 썩어 버릴 거야.
- ……애초에 노인이나 어린애가 마음 편히
먼 길을 오갈 수 있는 세상도 아니고 말이야.
- 그런가…… 그렇겠지……
- 언젠가 그런 날이 오면 좋겠지만.
- 응?
- 네 할아버지와 여동생을 마음 편히 불러서,
연회를 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얘기야.
- 뭐, 이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그럴 수도 없겠지만 말이야.
- ……클로드! 그거네에!
- 응? 갑자기 큰 소리를 내고 왜 그래?
-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먹었는데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졌거든.
- 역시, 평화로워져서 다 함께 즐겁게
고기를 먹어야지! 그게 제일인 것 같아!
- 전쟁을 걱정하면서 먹으면
고기를 진심으로 즐길 수 없으니까!
- ……그래, 네 말이 맞아.
- 전쟁을 하지 않으면 열 수 없는 연회보다……
평화로운 세상에서 맘껏 여는 게 제일 좋겠지.
- 커다란 고깃덩이를 짐승들끼리 서로 빼앗을 게
아니라, 나눠 갖는 미래를 실현해야만 해.
- 고깃덩이!? 아직 고기가 더 있어!?
- 아니, 그냥 비유한 거야.
독수리와 사자가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말야.
- 자~ 풀만 먹어도 만족하는 사슴들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