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으음……
  2. 왜 그래, 레오니? 고민이 있는 것 같은데. 사냥이라도 실패했어?
  3. 어, 클로드구나. 무슨 소리야? 내가 그런 걸 실패할 리가 없잖아.
  4. 그게 아니라, 지금 동맹의 상황을 생각하고 있었어.
  5. 네가? 그거 흥미로운데.
  6. 리건령과 글로스터령이 몇 번인가 전장이 되었잖아?
  7. 그곳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올해 수확 상황이 심각한 모양이더라고.
  8. 엉망으로 짓밟힌 논밭 얘기도 있었고, 농사일에 지장이 생긴 마을 얘기도 있었어.
  9. 개중에는 맹주에 대해 불만을 줄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었고.
  10. 개중에는 레스터의 왕에 대해 불만을 줄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었고.
  11. 그렇겠지…… 제국과 싸우겠다고 결정한 건 나니까.
  12. 앞으로는 레스터가 전장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싶지만…… 모든 것에 절대란 없으니.
  13. ……그러고 보니, 네 고향인 사윈 마을은 어땠어? 그 주변은 무사한 걸로 아는데.
  14. 응, 다행히 무사하더라.
  15. 다행이야. 혹시나 피해가 있었다면, 너도 마음이 편치 않았을 텐데.
  16. ……저기, 클로드.
  17. 나는 솔직히, 전쟁의 목적이나 나라 간의 관계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거든.
  18. 하지만, 네가 바라보는 그 미래라면 좋지 않을까 하는……
  19. 그런 느낌이 들기는 해. 배움이 부족한 나의 감일 뿐이지만.
  20. 그거참 고마운 말이군……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는 것도 이해는 가.
  21. 평민들에게는 지금의 생활이, 내일의 수확이 전부니까. 그 점은 알고 있어.
  22. 그런 이들을 내가 그리는 미래에 끌어들여서, 싸우는 걸 강요하고 있는 거고.
  23. 하지만, 그건……
  24. 그래, 그건 싸우지 않으면 훨씬 희생자가 많아지기 때문이야.
  25. 하지만, 싸워도 희생자는 나와. 가장 많이 죽는 이들은, 평민이고……
  26. ………………
  27. 레오니, 앞으로도 네 힘을 빌려주지 않겠어?
  28. 용병으로서의 실력만이 아냐. 너의 시선이, 필요해.
  29. 내 시선?
  30. 농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게 불만이 있다는 하소연까지 이끌어 낼 수 있잖아?
  31. 그런 일은 나로서는 할 수 없어. 입장상 허락되지도 않고.
  32. 뭐, 그건 그렇겠네.
  33. 그러니까, 내 시야에서 벗어나 있거나 내 귀에 들어오지 않는……
  34. 그런 사람들의, 그런 이야기들을, 나에게 알려 줬으면 해.
  35.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니까. 레스터를 다스리는 자로서 말야.
  36. 알았어. 기꺼이 그렇게 할게.
  37. 정말 귀족답지 않은 녀석이구나, 너는. 그런 네가 맹주니까……
  38. 정말 귀족답지 않은 녀석이구나, 너는. 그런 네가 왕이니까……
  39. 분명 레스터는 좋아질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