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안녕, 마리안.
왜 그래, 뭔가 곤란한 일이라도 있어어?
- ……이 아이가 계속 여기에 멈춰 서서,
거점의 마구간으로 돌아가질 않아서요……
- 이야기를 들어 보니, 배가 쿡쿡 쑤시듯 아파서
한 걸음도 못 움직이겠다고……
- 그렇구나아…… 위험한 병일지도 모르니까,
내버려 둘 수 없겠네에.
- 네…… 거점에 가면 약도 갖춰져 있고,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텐데……
- 오, 그럼 내가 나설 때구나!
이 말을 거점까지 데려가면 되는 거지?
- 네, 맞아요……
하지만, 어떻게……
- 저기 수레가 있으니까,
거기에 태워서 거점까지 밀고 가자.
- 아……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수레에 타 주지 않을 것 같은데……
- 괜찮아, 나한테 맡겨!
- ……착하지, 착하지.
그대로, 가만~히 있어……
- 흡……
으라차아아아앗!
- ……저기, 정말 감사합니다.
약을 먹였으니, 이제 괜찮을 거예요……
- 후후…… 이 아이도, 라파엘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가 보네요……
- 인사 같은 건 안 해도 돼.
말아, 빨리 진찰받아서 다행이다아!
- 그런데…… 설마 이 아이를 맨손으로
들어 올려서 수레에 실으실 줄은……
- 응, 잠이 덜 깬 근육을 깨워 주기에
딱 좋은 무게였어.
- 그런데 마리안,
결국 이 녀석은 뭐 때문에 배가 아팠던 거야아?
- 그게…… 길을 가던 도중에
상한 과일을 먹은 것 같아요……
- 흐음, 그건 운이 안 좋았네.
- 이 아이가 마구간에서도 다른 아이들보다
여물을 많이 먹기는 하지만……
- 설마 길가의 상한 음식까지 먹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 배가 고파서 무심코 먹어 버렸나 보다.
나도 가끔 이상한 걸 주워 먹거든.
- 이, 이상한 거요……?
- 까만 거라든가, 딱딱한 거라든가아.
꿈틀꿈틀 길쭉한 것도 먹어 봤어.
- 네, 네에…… 그렇게 수상한 걸 드시고도,
괜찮으셨나요……?
- 그럼! 아, 하지만 엄~청 배고플 때가 아니면
이상한 걸 먹지는 않아.
- 부럽네요…… 이 아이도 그만큼,
배가 튼튼했더라면……
- 음! 배가 튼튼해지려면,
배 근육을 단련하는 게 좋아!
- 한계까지 단련한 다음, 맛있는 고기를 먹으면
먹은 만큼 배가 튼튼해지거든!
- 며칠이고 계속하면, 상한 것도
멀쩡하게 먹을 수 있는 배가 돼!
- 저어…… 죄송하지만……
말에게 본격적인 단련은 어렵지 않을까요……
- 응? 아, 그렇구나!
말은 고기를 안 먹으니까아.
- 하, 하지만…… 라파엘씨가 이 아이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은 제대로 전해졌어요.
- 오, 이번엔 뭐라고 말했어어?
- 기분이 좋아서……
마음껏 초원을 달리고 싶다고……
- 그렇구나!
이 녀석도 근육을 단련하고 싶은 거네!
- 그럼, 마리안이랑 셋이서
지금부터 달리자아아!
- 네……?
저, 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