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 마침 잘 왔다.
  2. 발타자르군인가. 내게 무슨 용무지?
  3. 조금 은밀하게 할 말이 있어서 말이야. 장소를 옮기자.
  4. 은밀하게……?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5. 일부러 장소를 옮겨서까지 할 말이 뭐지? 나로서는 짐작이 가질 않는다만……
  6. 클로드를 조사하라는 의뢰 말이야. 그 뒤로 어떻게 됐나 싶어서.
  7. 클로드를 조사해……? 설마 그건, 아버지의 의뢰인가.
  8. 그래. 그렇다는 건, 너는 모르는 이야기야?
  9. 처음 들었다. 확실히 나도 아버지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10. 너에게도 의뢰하셨을 줄이야. 아버지와 어떻게 아는 사이지?
  11. 내가 다양한 곳에서 돈을 빌리는 건 알고 있지?
  12. 네 아버지도 그중 한 명이거든.
  13. 돈이 없으면 일해서 갚으라는 얘기가 돼서, 내가 의뢰를 받게 된 거야.
  14. 마침 가르그 마크 지하에 숨어야겠다고 생각하던 때였기도 했고.
  15. 생각보다 평범한 이유라 안심이군. 그런가……
  16. 이봐, 생각보다 평범하다니 무슨 말이 그래?
  17. 그런데, 어째서 아버지가 너 같은 일개 용병에게 돈을 빌려주신 건지, 신경 쓰이는군.
  18. 내 지적은 무시하기냐, 나 참. 쏙 빼닮은 부자지간이란 너희 이야기로군.
  19. 뭐, 됐어. 네 의문에 답해 주마. 이래 보여도 나는 귀족 출신이거든.
  20. 뭣…… 네가 귀족이라고!? 농담도 적당히 하도록.
  21. 발타자르 폰 아달브레히트. 그게 내 이름이다.
  22. 오히려 네가 몰랐던 게 의외인데. 클로드와 힐다도 아는 이야기다만.
  23. 그랬었군…… 혹시 너와 홀스트 경의 인연도……?
  24. 그래, 소꿉친구란 거지. 나도 적자라 얼굴을 볼 기회가 많았거든.
  25. 적자!? 아니, 이것 참, 내 무지함을 사과해야겠어.
  26. 너처럼 고귀함과 우아함이라곤 조금도 없는 거친 남자가, 귀족의 적자였을 줄이야……
  27. 이봐…… 전 당주이기도 하다고. 작위를 계승한 뒤에 집을 나왔으니까.
  28.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지만, 받아들이지. 아버지와의 관계도 이해가 가.
  29. 당사자 앞에서 아주 제멋대로 말하는군. 뭐 부정은 안 하겠다만.
  30. 그런데, 머지않아 작위를 이을 거잖아? 너무 솔직한 것도 좋지만은 않을걸.
  31. 그런데 너, 작위도 이어받았잖아? 너무 솔직한 것도 좋지만은 않을걸.
  32. 윽……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어. 충고에 감사하지, 발타자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