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셨군요, 클로드!
각오는 되셨나요?
- 우왓, 갑자기 큰 소리 내지 마.
각오라니 무슨 소리야? 콘스탄체.
- 오홋홋홋……
마침내 이날이 왔네요.
- 당신이 바보 취급한 제 마법이,
이번에야말로 당신을 놀라게 할 날이……!
- ……마법?
아, 고슴도치 머리를 만드는 마법 말이야?
- 고슴도치 머리…… 그런 마법이 아니에요!
머리카락 길이나 형태를 바꾸는 마법이라고요!
- 아아 그래, 대충 그런 거였지.
그 마법이 어쨌는데?
- 뭔가요, 그 아무래도 좋다는 듯한 말투는!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 당신.
- 그 굴욕적인 날 이후로…… 당신이 절 다시 보게
하기 위해 얼마나 연구해 왔는지, 아시나요?
- 잠깐 잠깐, 네 노력은 훌륭하긴 한데,
그건 안타깝게 서로 엇갈렸을 뿐이야.
- 딱히 널 다시 보게 할 필요는……
- 이제 말은 필요 없어요!
자, 진화한 제 마법을 제대로 맛보세요!
- 으악~ 당했다~!
……어라, 이번엔 머리가 뾰족해지지 않았네.
- 당연하죠!
제가 같은 실수를 저지를 거라 생각하시나요?
- 저는 시행착오에 시행착오를 거듭해……
겨우 다다랐답니다!
-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구부리고, 늘이고
줄이는 마법의 경지에!
- ……확실히 부드럽게 구부러지고,
늘어나고 줄어들고…… 아니, 곱슬해졌는데?
- 으악, 뒤집어 놓은 새 둥지처럼
덥수룩하잖아!
- 네, 무척 멋진 머리 모양이죠!
그야말로 인상적인 마법! 참신한 풍모!
- 윽, 눈치 못 채고 있었는데
수염도 빽빽해졌어……
- 그, 그러네요. 거기는 조금 용모가
단정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 솔직히, 안 어울리네요.
오~홋홋홋홋홋!
- 웃으면서 얼버무리지 마!
어떡할 거야, 이 수염.
- 분명히 저번엔 꼬박 하루를 그 뾰족한
머리로 보내야 했었지.
- 잘 때도 큰일이었는데……
이번에도 하루 동안 견뎌 내야 하는 건가……
- 네, 이렇게 되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답니다.
- 하루 동안, 힘내세요.
응원 정도는 해 드리겠어요.
- 이거야 원.
여기가 포드라만 아니었어도……
- 어머, 포드라만 아니면 어떻다는 거죠?
- 아아, 그게. 동쪽에서는 이런 진한 수염이
남자의 소양 같은 거라서.
- 네 마법도, 그쪽에 가면
꽤 인기 있을 것 같단 말이지……
- 제 마도는 국경도 뛰어넘는다.
그런 뜻이지요!?
- 이제야 당신도 제 우수함을 이해하셨군요?
오~홋홋홋홋홋!
- 아니, 포드라에선 이 수염은……
안 듣고 있구나, 콘스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