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MPTY>>>
- 그나저나……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어디를 가나 지독한 참상이군.
- 불타 버린 마을, 쇠퇴한 거리, 곤궁한 사람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까.
- 아무런 생각이 없을 거라고 답한다
- 답답하게 생각할 거라고 답한다
- 알 수 없다고 답한다
- 아무 생각 없지 않을까.
느끼는 바가 있다면 무슨 수든 썼겠지.
- 아무 생각 없는 것 아닐까?
느끼는 바가 있다면 무슨 수든 썼겠지.
- '아무 생각 없다'라.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어.
- 그야,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어서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겠어?
- 그야,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어서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 황제라면, 군대의 약탈을
막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다.
- 그것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역시 그녀는……
- 글쎄. 우린 알 수 없는 노릇이니
생각해 봐야 소용없지 않을까.
- 글쎄. 우린 알 수 없는 노릇이니
생각해 봐야 소용없지 않을까?
- ……그것도 그렇군.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어.
- 그녀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다 해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야.
- 제도를 함락시켜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
그걸 위해서…… 지금은 그저, 나아가야 해.
- ……다음은 제국 서부를 지키는
제후들과의 결전이 될 거다.
- 겔즈, 옥스, 길링……
휘미르, 그리고 에사.
- 몇몇 가문의 이름은
너도 들어 본 적이 있겠지.
- 있다고 답한다
- 없다고 답한다
- 그러고 보니…… 엄청 예전에, 옥스 가문 녀석을
도와준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 그러고 보니…… 엄청 예전에, 옥스 가문 사람을
도와준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 ……그래.
- 그리고, 옆 학급의 담임을 맡았던
한네만 선생님은 에사 가문 출신이다.
- 어어…… 미안.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네.
- 으음…… 미안.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네.
- ……옆 학급의 담임을 맡았던
한네만 선생님은 에사 가문 출신이다.
- 그리고, 수상한 놈들에게 잡혀 있던
옥스가의 영애를 구한 적도 있었지.
- 아…… 아아! 듣고 보니……
뭔가 점점 기억나기 시작했어.
- 아…… 아아! 듣고 보니……
뭔가 점점 기억나기 시작했어.
- ……우리는 그들에게 특별한 감정이 없어.
하지만, 싸우기 거북하다 느끼는 이들도 있겠지.
- 너도, 신경 써 줬으면 좋겠군.
- 드디어 어르신이 돌아왔군…… 공작 자리에서
내려온 뒤로도 동분서주로 고생이라니.
- ……아니. 이렇게 굳이 전선에 나와
검을 휘두르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군.
- 가끔은 프랄다리우스령으로 돌아가서
집안 상황도 보고 와야겠어……
- 벌써 몇 년은 된 일이야.
우리 부모님은 돌림병으로 돌아가셨어.
- 그땐 돌아갈 집도 먹을 것도 없었거든.
동생들은 점점 야위어 가는데……
- 기댈 사람도 없었고 돈도 제대로 벌 수 없었어.
살기 위해서라는 핑계로…… 나쁜 짓도 했고.
- 요전에 들렀던 마을에
비슷한 처지인 애들이 많이 있더라.
- ……적어도, 이런 전쟁은
빨리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어.
- 왕국 쪽은 이제 거의 안정됐네.
뒤쪽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놓여.
- 폐하가 이것저것 정리한 것도 크지만
교단이 안정을 유지해 준 덕분이기도 하지.
- 고맙기도 한 반면에……
솔직히 말해서 좀 무섭기도 해.
- 왜 무서운지 묻는다
- 흘려들을 수 없다며 나무란다
- 무섭다니, 무슨 뜻이야?
교단하고 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
- 무섭다니, 무슨 뜻이야?
교단하고 적대할 가능성이 있는 거야……?
- 어? 아아,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이것저것 너무 맡긴 게 아닌가 싶었을 뿐이야.
- 어이, 후방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들한테
그런 소리 해도 되는 거야?
- 잠깐, 후방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들한테
그런 소리 해도 돼?
- 어, 아아…… 그렇지, 미안.
확실히, 지금은 감사해야겠지.
- 그거 알아? 제도 앙바르에는 있지,
굉장히 훌륭한 가극장이 있어~
- 옛날에 어머니와 동생하고 간 적이 있는데……
건물도 가희분들도 정말 예쁘더라~
- 가극을 보고 있으면 괴로운 일도
싫은 일도 신기하게 전부 잊을 수 있었어.
- 이 전쟁이 끝나면…… 이번엔
친구들하고 다 같이 가극을 보러 가고 싶네~
- 언젠가 또 가극을 보러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도로테아한테 상담해 볼까?
- 반년 전에는 제국의 침략으로부터
모두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어.
- 그런데, 반대로 침략하는 쪽이 되니까
역시 조금 죄책감이 느껴지네……
- 동의한다
- 반론한다
- 뭐, 나도 죄책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굳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할 뿐이야.
- 뭐, 나도 죄책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굳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할 뿐이야.
- 그렇게 신경 쓰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건
정말로 강한 거라고 생각해. 대단하네……
- 애초에 제국이 건 싸움이잖아?
반격하는 게 뭐가 문제인데.
- 애초에 제국이 건 싸움이잖아?
반격하는 게 뭐가 문제야?
- 으음…… 역시 난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진 못하겠어.
- 하지만, 지금 자칫 주저했다간
또 왕국이 위험에 처할 테고……
- ……일일이 신경 쓰고 있을 순 없겠지.
널 본받아서 나도 힘내야겠어.
- 최근에는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아버지께서 가져오시는 혼담도 줄었습니다.
- 하지만, 그렇다고 금세 갈라테아가의
재정이 개선되지도 않을 텐데……
- 하아…… 이 전쟁이 끝난 뒤에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네요.
- ……이러면 안 되죠. 지금은 눈앞의
싸움에 집중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 폐하께서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어머니를
잃고, 모친의 정이란 것을 모르고 자라셨습니다.
- 그렇기에 그분은 패트리샤님을
친모처럼 따르신 것이고요.
- 그 서한은…… 폐하께 보여 드리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걱정하지 말라고 답한다
-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한다
-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을까?
그 녀석은 당신 생각보다 어른이라고.
-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을까?
디미트리는 당신 생각보다 어른이야.
- 그리고, 당신이 서한을 건네지 않았어도
늦든 빠르든 그 녀석은 알게 됐을 거야.
- 그리고, 당신이 서한을 건네지 않았어도
늦든 빠르든 그는 알게 됐을 거야.
- ……하하하, 그렇군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럴지도 모르지. 그 녀석, 괴로운 일은
혼자서 끌어안는 성격이니까.
- ……그럴지도 몰라. 그는 괴로운 일은
혼자서 끌어안는 성격이니까.
- 예…… 그런 점은
선왕 폐하를 닮지 않으셨지요.
- 부디 당신은 나란히 곁에 선 친우로서
폐하를 지탱해 주시기 바랍니다.
- 자, 앞으로는 우리의 손으로
제국령을 공략해야 합니다.
- 물론, 적 또한 목숨 걸고 저항하겠지요.
반년 전의 우리가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 지금의 우리가 타인의 땅을 짓밟는
침략자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 ……서방 교회에 가담한 자들 중에
뮈손이라는 수상한 자가 있었다고 들었다.
- 자네와 비슷한 힘을 행사했다는 것 같은데……
그들의 정체에 대해 짚이는 건 없나?
- 없다고 답한다
-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없는데. 그리고 만일 연관이 있다고 해도
난 아무런 기억도 안 나.
- 없어. 그리고 만일 연관이 있다고 해도
난 아무런 기억도 안 나는걸.
- ………………
- ………………
- ……미안하군. 기분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의 존재를 대사교님도 걱정하셔서 말이야.
- 입장상 확인은 했다만, 자네에 대해서는
신용하고 있어. 그건 알아줬으면 한다.
- 저는 사실,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전쟁 같은 것은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 하지만, 제국 영내가 황폐해진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 설령 전쟁이라는 수단을 빌려서라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을 구해 드려야 해요.
- 왕국군 여러분도
분명 같은 마음으로 싸우고 계시겠죠?
- 서방 교회의 심문은 왕국과 중앙 교회가
공동으로 맡기로 했어.
- 교회 내부에 수상한 녀석들도 있었으니 말이지.
심문에는 레아님도 동석하신다더군.
- 심문이 끝나면 곧바로 새 사교가 임명될 거야.
그럼 서부도 안정을 되찾아 가겠지.
- 그나저나…… 그 이상한 마도사들은
대체 어디로 숨어든 건지 모르겠어.
- 무슨, 일이, 있었다, 모릅니다.
- 하지만, 제국, 브리기트와, 관계, 맺다,
제 세대에, 없다, 생각합니다.
- 당연하다며 수긍한다
- 제국이 이겨도? 라고 묻는다
- 그야, 이 참상을 보면 그게 당연하겠지.
- 그건, 이 참상을 보면 당연한 일이지.
- 만에 하나, 제국이 이겨도 말이야?
- 만에 하나, 제국이 이겨도?
- 네. 자국의 백성, 상처 입히고, 약탈하고,
불태운다. 신뢰, 할 수 없다, 때문입니다.
- ………………
- 응? ………………
- 의아해하며 쳐다본다
- 걱정한다
- ……?
- ……?
- 신경 쓰지 마.
그냥 말할 기분이 아니라서 그래.
- 왜 그래, 괜찮아?
- 왜 그래, 괜찮아?
- 응, 고마워.
그냥 한숨을 참고 있던 것뿐이야.
- 아무래도 입 다물고 있는 게 편한 것 같아서.
혹시 내 말 상대라도 해 주려고 그래?
- 그럼 쭉 수다나 떨어 볼까?
그게 좀 더 편할지도 모르고.
- 왜 이렇게 잔인한 짓을……
에델은 어디에 있는 거지?
- 에기르 공이 부상당한 에델을 대신해서
제국을 주도하고 있다던데……
- 어쩌면, 사실 에델은 이미……
- 이제부터 점점 제국으로 쳐들어갈 거라고
들었는데요…… 다들 제정신인가요!?
- 이제부터 점점 제국으로 쳐들어갈 거라고
들었는데…… 다들 제정신인가!?
- 대체 왜 그렇게 된 건지……
베르는 이제 끝이구나아아아……
- 구실을 생각해 낸다
- 감정에 호소한다
- 그건…… 그런 거야.
그 뭐냐, 어중간한 건 안 좋으니까.
- 그건…… 그런 거지.
그러니까, 어중간한 건 안 좋잖아.
- 이제 와서 공격을 멈추면, 제국은 기세가
올라서 분명 반격에 나설……걸.
- 이제 와서 공격을 멈추면, 제국은 기세가
올라서 분명 반격에 나설……걸.
- 그, 그렇군요……
그럼, 어쩔 수 없는 건가아.
- 그, 그렇구나……
그럼, 어쩔 수 없는 건가아.
- 그러면, 너는 침략으로 고통받은
왕국 녀석들더러 그대로 돌아가라는 말이야?
- 그러면, 너는 침략으로 고통받은
왕국 사람들더러 그대로 돌아가라는 말이야?
- 저, 저한테 그런 걸 물어보셔도……
돌아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 나, 나한테 그런 걸 물어봐도……
돌아가면 되는 거 아니야?
- 당하면 갚아 줘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틀어박힐 수가 없으니까요.
- 당하면 갚아 줘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틀어박힐 수가 없으니까.
- 용병은 싸울 상대를 가리지 않지만……
이왕 죽여야 한다면 쓰레기가 더 낫지.
- 예를 들면, 지금의 제국군 같은.
그렇지?
- 동의한다
- 부정한다
- 맞아, 착한 사람하고 싸우는 것보다 훨씬 낫지.
망설일 필요도 없고.
- 응, 착한 사람하고 싸우는 것보단 훨씬 낫지.
망설일 필요도 없고.
- 최대한 많은 쓰레기들을 지옥으로 보내서
조용한 세상을 되찾도록 하자.
- 아니, 그건 그거대로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라.
쓰레길 상대하면 지치니까.
- 아니, 그건 그거대로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라.
쓰레길 상대하면 지치니까.
- 과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확실히 지치긴 하겠어.
- 발타자르…… 너, 왜 또 제국군 같은 데에
있었던 거야. 벌이가 짭짤하기라도 했냐?
- 그랬지. 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벌이도 좋고
지내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말이야.
- 흐음…… 빠져나갈 시기를 놓쳤구만.
그런 건방진 잔챙이한테 부려 먹히다니.
- 호오, 말 한번 잘했다. 건방진 잔챙이한테
부려 먹힌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 아리안로드에서 로베 가문 녀석들과
같은 편이 되어 싸웠다고 하던데.
- 쳇, 누가 좋아서 그 집에 다시 들어가겠냐.
차라리 돼지우리, 아니, 뒷간이 천배는 낫지.
- 으하핫, 입이 험한 건 여전하구만!
하지만 그런 점이 묘하게 편하게 느껴진다니까.
- 하, 그러는 너야말로
하나도 안 변한 것 같아서 안심했다.
- 분명…… 메토제이, 라고 했던가?
원래는 제국에서 활개 치던 도적이었다던데.
- 그런 잔챙이를 장군 자리에 앉히다니
지금의 제국군 수준도 알 만하네.
- 그런데, 그런 녀석에게 부려 먹히다 죽다니.
……발타자르 녀석은 운도 없지.
- 뭣도 아닌 잔챙이한테 부려 먹히질 않나,
모처럼 살아남았는데 허무하게 당하질 않나……
- 그 녀석이 예전부터 도박에 약하긴 했어도
이렇게나 운이 없을 줄이야. 구제 불능이라니까.
- 누구든지 죽을 때는 쉽게 죽어 버리는구나.
당연한 소리지만 정말로 통감했어.
- 이야, 별 험한 꼴을 다 봤네.
그런 자식한테 뒤통수를 맞을 줄이야.
- 구해 준 덕분에 살았어.
이 은혜는 안 갚을 수가 없겠는데?
- 괜찮다며 고개를 젓는다
- 꼭 갚으라고 부탁한다
- 아니, 괜찮아.
용병이지? 그냥 고용하게만 해 줘.
- 아니, 괜찮아.
용병이지? 그냥 고용하게만 해 줘.
- 상관은 없는데, 내 몸값은 비싸다고?
얌전히 은혜나 갚게 해 줘.
- 그래, 부탁할게.
우리와 함께 싸우는 걸로 갚아 줘.
- 그래, 부탁할게.
우리와 함께 싸우는 걸로 갚아 줄래?
- 으하하, 솔직한데.
나만 믿어.
- 전장에서도 잘 부탁한다.
[HERO_MF] 대장님.
- 왕국군 장수 중에는 동맹군을
신뢰하지 않는 이도 있는 것 같더군.
- 너는 어떻지?
우리를 함께 싸울 동료로서 신뢰하고 있나?
- 긍정한다
- 대답을 얼버무린다
- 그럼. 클로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너희들은 신뢰하고 있어.
- 그럼. 클로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너희들은 신뢰하고 있어.
- 진심으로 신뢰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힘드네. 아무래도 동맹은 맹주가, 좀.
- 진심으로 신뢰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힘드네. 아무래도 동맹은 맹주가, 좀.
- 아니, 클로드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녀석이잖아?
- 아니, 클로드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잖아?
- 하~하하핫! 확실히 그 말이 맞다.
우리 맹주이긴 하지만 공감하지 않을 수 없군.
- 다만, 우리는 맹주에게 음흉한 밀명 같은 것은
받지 않았어. 그건 믿어 줬으면 좋겠군.
- 걸어도 걸어도, 땅은 계속해서 이어져 있구나.
- 그래도, 조금만 더 서쪽으로 걸어 나가면
커다란 바다가 보일 거래.
- 난, 바다는 북쪽하고 남쪽에만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어.
- 왕국에 "더스커의 비극"이 덮쳐 오기 조금 전에
제국 서부에서 큰 전쟁이 일어났었어요.
- 한쪽은 물론 제국군이었지만
다른 한쪽이 어느 군세였는지 아시나요?
- 왕국군이라고 답한다
- 서방 교회군이라고 답한다
- 적당히 답한다
- 음? 이 근방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면
역시 상대는 왕국군 아니었겠어?
- 응? 이 근방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면
역시 상대는 왕국군 아니었겠어?
- 아쉽네요! 그게, 그렇지만도 않아요.
- 이 근방이라면, 분명 서방 교회령이 가까웠지.
그러면 서방 교회의 군세인가?
- 이 근방이라면, 분명 서방 교회령이 가까웠지.
그러면 서방 교회의 군세?
- 아쉽네요! 완전히 틀렸어요.
- 네가 그런 식으로 물어보는 걸 보니
바다 너머에서 적이 건너오기라도 한 건가?
- 네가 그런 식으로 물어보는 걸 보면
바다 너머에서 적이 건너오기라도 한 거야?
- 정답이에요! 정말로 그랬어요.
- 저 멀리 포드라 남서쪽 바다에서
다그다와 브리기트의 연합군이 쳐들어왔죠.
- 제국은 이걸 힘겹게 격퇴했고, 다그다는
패주했고, 브리기트는 제국의 속국이 되었어요.
- 지금부터 저희가 발을 디딜 장소는
그런 격전의 무대가 된 지역이에요.
- 양아버지께서 보내 주시는 편지로
동맹군의 상황은 틈틈이 전해 듣고 있어요.
- 이미 대하를 건너 제국령에 침입한 듯하지만
제국군의 움직임이 둔하다고 해요……
- 제국은 명백히 상태가 이상하네요……
에델가르트씨가 마음에 걸려요.
- 전투는 순조로워 보이네.
우리 상품도 많이 많이 사 주길 바라.
- 레스터에서 상인이 온 덕분에
새 거래처도 잔뜩 찾았지 뭐야.
- 진귀한 물건을 한가득,
가게에서 특가로 판매할 거야! 우후훗!
- 나도 일단은 제국 귀족의 신분이기는 해.
길링이라는 소영주 가문이지.
- 지금은 우리 백부가 당주로 있는데
이 사람이 또 말도 못 하게 난폭하거든.
- 그런 백부한테 정나미가 떨어져서 집을 나왔지.
이젠 그자를 가족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 최근엔 서부에서도 아주 기세등등하다는데
이쯤에서 한번 따끔한 맛을 보여 줘야겠어.
- 이 근처는 살기 좋은 멋진 곳이네요.
페르디아와는 전혀 달라요.
- 수호의 달인데 눈도 쌓이지 않다니.
추위로 얼어 죽는 사람도 없지 않을까요?
- 페르디아는 연말까지 눈이 녹기는커녕
거목의 달이 되어도 가끔 눈이 내리는데.
-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는 하지만
역시 부러운 생각이 드네요.
- 과거 이 근방에는 누벨가라는
귀족의 영지가 있었다더군.
- 유명한 마도사를 다수 배출해서
황제도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 다그다・브리기트 전쟁의 혼란 속에서
허무하게 멸망했다고 들었다.
- 제아무리 번성하던 가문이라 해도
무너지는 날은 반드시 온다는 뜻이겠지……
- 이런, 너무 수상하게 보지 말라고?
난 아가씨께서 맡기신 짐을 가져왔을 뿐이야.
- 아가씨가 누구냐면
내가 모시는 고네릴가의 힐다님이시지.
- 이 찻잎은 로렌츠님께
이 과자는 마리안님께 드리는 선물이고.
- 이 고서는 이그나츠님께
이 고기는 라파엘님께 보내는 선물이라시던데.
- 정 신경 쓰인다면 내용물을 확인해 봐도 돼.
여신님께 맹세코, 수상한 건 안 들어 있으니까.
- 어이, 있잖아. 제국하고 싸우는 건 좋지만
란돌프 장군만큼은 그냥 넘어가 줘.
- 내가 제국군의 숙영지에서 도망쳐 나왔을 때……
그 사람이 날 보고도 못 본 척해 줬거든.
- 제국군 전부가 좋아서 그런 약탈에
가담하는 건 아니야. 믿어 줘.
- 지금의 아드라스테아에도 옥스 남작이나
겔즈 공처럼 나라를 염려하는 귀족이 있습니다.
- 그리고 물론, 베르그리즈 백작이나
헤브링 백작 같은 분들도 계시고요.
- 그들과 싸우는 것에 이의는 없습니다만,
약간은 주저하게 되고 마네요.
- 그들과 함께 에기르 공 일당을 쓰러뜨린다는
선택지는…… 분명, 없겠지요.
- 이 근방에서 우리 상단이 도적한테 습격당했어.
살아남은 건 나 하나뿐이었지.
-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는데,
세이로스 기사단이 구해 줬어.
- 중앙 교회는 몹쓸 녀석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터무니없는 오해였을지도 모르겠어……
- 아 맞다, [HERO_MF] 대장.
제랄트 용병단에 관한 소문 들으셨어요?
- 아무래도, 아직 제국군에 있는 모양이에요.
자금은 란돌프 장군한테 고용됐다나요.
- 저도 대장하고 같이 싸우고 싶지만
저번 전투에서 다쳐 버려서 말이죠……
- 당분간은 후방 지원을 맡게 될 것 같아요.
……대장. 부디, 무사하세요.
- 요즘 들어 제국에서
흘러들어오는 녀석들이 제법 늘었네.
- 이렇게 말하는 나도, 개전 직후엔
제국이 이길 줄 알고 제국에서 일하다가……
- 지금은 왕국에 있는 편이 더 승산 있어 보여서
멀리서부터 여기까지 찾아온 부류 중 하나지.
- 대장님, 수고 많으십니다!
오늘도 이상 없습니다!
- 이렇게 말은 해도, 이상이 없는 건
이 기지의 안쪽뿐이네요.
- 제국령은 완전히 혼란에 빠진 것 같아서……
제 가족도 제도에 있는데, 걱정입니다.
- 그나저나, 제국령의 상황이 상당히 참혹하네.
이래서는 가까운 마을에서 쉬지도 못하겠어.
- 군의 거점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거점 밖에는 집을 잃은 자들로 넘쳐 나……
- 돌아갈 곳을 잃었다는 외로움은
나도 막연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어.
- ……예감이 들기는 했어요.
- 저는 사실,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전쟁 같은 것은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 하지만…… 그런 무른 생각만 해서는
결코 분쟁을 막을 수 없겠죠.
- 전쟁이라는 수단으로 호소할 수밖에 없다니……
그건, 너무나 슬픈 일이지만요……
- 세테스님께서 전사하셨답니다. 갑자기 나타난
강한 야수로부터 병사를 지키려다 그만……
- 그분을 잃은 레아님께서 얼마나 슬퍼하실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 흐렌님도…… 슬픔을 참으려 노력하시는데……
대체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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