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넬리아는 그 말을 남기고 죽었어.
난 황제에게 이야기를 들어야 해.
- 그자의 말을 다 믿을 생각은 없지만……
에델가르트는 분명 무언가 알고 있어.
- 그 사건에 제국이 얽혀 있던 건 사실이니,
그녀가 관련됐더라도 이상할 건 없지……
- 이봐, 잠깐…… 그 전에 설명부터 해.
황제와 네가 의붓남매라는 게 무슨 소리야?
- 음? 아…… 미안해.
처음 말하는 거였군.
- 그러니까, 디미트리의 아버지가
황제의 어머니와 재혼했다…… 이거지?
- 그러니까, 디미트리의 아버지가
황제의 어머니와 재혼했다…… 이거지?
- 그래. 의붓어머니의 존재는
공개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어.
- ……하지만, 이미 오래전 이야기니.
믿을 만한 상대에겐 말해도 되겠지.
- 폐하, 혹시 허락해 주신다면
제가 대신 경위를 설명해도 되겠습니까?
- ……그래. 확실히 그게 더 빠르겠군.
자네가 아버지와도 더 오래 지냈으니.
- 예. ……20년 전쯤 왕도에 역병이 돌아
선왕 폐하도 부인을 잃으셨습니다.
- 병을 종식하고자, 선왕 폐하는 각지의
학자와 의사, 마도사를 초빙하셨고……
- 그중 한 명인 제국의 학자 코넬리아가
보란 듯이 역병을 종식했지요.
- 아, 들어 본 적 있어~
왕도의 거리를 정비해 줬다고 들은 것 같은데.
- 우리가 살던 거리를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맘이 복잡하네……
- "성녀"라고 불렸다고 했죠.
그런데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지……
- 그녀는 결코 포상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이렇게 요청해 왔죠.
- 포상 대신, 제국에 있었을 무렵의 친구를
부디 구해 주지 않겠냐고……
- 그렇게 선왕 폐하와 패트리샤님……
황비 안젤마가 만나게 된 겁니다.
- 아니, 왜 황비가 그런 데서 나와.
도움을 요청했다는 게 무슨 말이야?
- 자세히는 모르지만, 정치 싸움에 휘말려
후궁에서 쫓겨났다고는 들었다.
- 선황 폐하는 원래 곤경에 처한 상대에게
쉽게 몰두하는 분이셨으니……
- 이래저래 보살펴 주던 사이에
서로에게 정이 싹튼 거겠지요.
- 그 정이 사랑이었는지는 저로서도
알 길이 없습니다만…… 그렇게 된 겁니다.
-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일도 어디까지가
코넬리아의 책략이었는지 모르겠군.
- 나는 의붓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알아내야 해.
그곳에…… 그 사건의 진상이 있을 거야.
- 코넬리아가 누구 지시로 움직인 건지……
에델가르트와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
- 그걸 알아내려면 역시
그녀에게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겠어……
- 적국 황제에게 묻겠다는…… 말씀이시죠?
그런 게 가능할까요?
- 황제는 적이잖아요.
우리 동료를 수없이 죽인 상대예요.
- 그쪽에서 보면 우리도 마찬가지니까……
대화를 나누는 건 불가능할 거예요.
- ……그렇겠지.
- 매일 살육전을 펼치고 있는 적이야.
그런 상대에게 이야기를 듣는 게 가능한가?
- 그녀는 우리에게 있어선
증오스러운 숙적이야.
- 하지만…… 이제 달리 방법이 없어.
서부 제후의 정보는 거의 다 쥐어짰으니까.
- 그리고 코넬리아도 죽은 지금,
정보가 나올 곳은 제국밖에 없어……
- ……구스타브. 자네가 남작과 함께
서부의 전후 처리를 맡아 줄 수 있을까.
- 예, 알겠습니다. 폐하께서는 이 길로
아리안로드로 향하실 생각이시군요.
- 그래. 난공불락의 요새라고는 해도,
연이은 맹공을 받는다면 함락되고 말겠지.
- 에델가르트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 요새만은 어떻게든 지켜 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