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오랜만이네, 레오니!
죽어 버린 줄 알았다고.
- 너야말로 목숨 참 끈질기네.
아직도 화살 쏟아지는 데서 물건 줍고 다녀?
- ………………
- 레오니, 아까 문 쪽에서
어떤 남자랑 이야기하는 당신을 봤는데요……
- 아, 봤구나.
2년 전쯤에 알고 지내던 용병이야.
- 그렇구나…… 용병분이셨군요.
전 또 어딘가의 난폭한 도적인 줄 알았어요.
- 뭐, 도적이랑 큰 차이는 없지.
그들은 용병이라곤 해도 "쓰레기 수집가"니까.
- 쓰레기 수집가……?
- 전장에 버려진 무기나 전사자의 갑옷,
재사용할 수 있는 화살 같은 걸 주워 모으거든.
- 그런 녀석들을 귀족이 그렇게 불러.
너무하지 않아?
- 그렇, 네요.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 뭐, 너랑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녀석들이야.
앞으로 관련될 일도 없을 테고.
- ……네.
- 왜 그래, 리시테아. 딱히 모른다고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잖아?
- 아뇨, 저는 평민분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거든요.
- 그러려면 좀 더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아 맞다, 레오니.
당신에게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 실은 얼마 전에 책을 읽다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요.
- 그럼, 당연히 괜찮지.
뭘 묻고 싶은데?
- 어떤 책 중에 평민이 먹는 과자는
달지 않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 또 그런가 하면, 애초에 평민은
과자 같은 건 먹지 않는다고 들은 적도 있고요.
- 어느 쪽이든, 평민들은
단 과자를 먹지 않는 건가요……?
-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달지 않은 과자는
나도 어렸을 때 자주 먹었어.
- 달지 않은 과자…… 정말로 있었군요.
- 귀족이 먹는 단 과자 같은 건
평민 입장에서 엄두도 내지 못하니까.
- 하지만 평민에겐 평민의 과자…… 간식이라
하는 편이 나으려나, 그런 게 있거든.
- 평민의 간식……?
- 분명 상상하는 거랑은 다를 거야.
딱딱하고 퍽퍽한 데다 겉모양도 수수하거든.
- 잡곡을 짓이긴 반죽을 적당히 구웠을 뿐인
별 볼 일 없는 음식이야.
- 그렇군요…… 만약 제가 평민이 되면
그런 「간식」을 먹게 되겠네요.
- 단 과자는 두 번 다신 먹지 못하고……
- 아, 아니. 평민도 다양하잖아.
상인이나 장인 같은 사람들은 먹을 거야, 분명.
- 그보다, 귀족인 네가
왜 그런 걱정을 하는 거지?
- ……아, 죄송해요.
그냥 가정해 본 거였어요.
- 감사합니다, 레오니.
당신의 이야기가 무척 큰 도움이 되었어요.
- 그래? 뭐, 궁금한 게 있으면
또 언제든지 물어봐.
- 아…… 참고로, 우리 마을 애들은
달지 않은 「간식」을 아주 좋아했어.
- 나도 좋아했었지. 소박한 맛이거든.
너도 한번 먹어 보면 좋을 거야.
- 소박한 맛이라……
조금 흥미가 생기네.
- 다음에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
레오니도 먹어 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