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 오랜만이네, 레오니! 죽어 버린 줄 알았다고.
  2. 너야말로 목숨 참 끈질기네. 아직도 화살 쏟아지는 데서 물건 줍고 다녀?
  3. ………………
  4. 레오니, 아까 문 쪽에서 어떤 남자랑 이야기하는 당신을 봤는데요……
  5. 아, 봤구나. 2년 전쯤에 알고 지내던 용병이야.
  6. 그렇구나…… 용병분이셨군요. 전 또 어딘가의 난폭한 도적인 줄 알았어요.
  7. 뭐, 도적이랑 큰 차이는 없지. 그들은 용병이라곤 해도 "쓰레기 수집가"니까.
  8. 쓰레기 수집가……?
  9. 전장에 버려진 무기나 전사자의 갑옷, 재사용할 수 있는 화살 같은 걸 주워 모으거든.
  10. 그런 녀석들을 귀족이 그렇게 불러. 너무하지 않아?
  11. 그렇, 네요.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12. 뭐, 너랑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녀석들이야. 앞으로 관련될 일도 없을 테고.
  13. ……네.
  14. 왜 그래, 리시테아. 딱히 모른다고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잖아?
  15. 아뇨, 저는 평민분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거든요.
  16. 그러려면 좀 더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17. ……아 맞다, 레오니. 당신에게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18. 실은 얼마 전에 책을 읽다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요.
  19. 그럼, 당연히 괜찮지. 뭘 묻고 싶은데?
  20. 어떤 책 중에 평민이 먹는 과자는 달지 않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21. 또 그런가 하면, 애초에 평민은 과자 같은 건 먹지 않는다고 들은 적도 있고요.
  22. 어느 쪽이든, 평민들은 단 과자를 먹지 않는 건가요……?
  23.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달지 않은 과자는 나도 어렸을 때 자주 먹었어.
  24. 달지 않은 과자…… 정말로 있었군요.
  25. 귀족이 먹는 단 과자 같은 건 평민 입장에서 엄두도 내지 못하니까.
  26. 하지만 평민에겐 평민의 과자…… 간식이라 하는 편이 나으려나, 그런 게 있거든.
  27. 평민의 간식……?
  28. 분명 상상하는 거랑은 다를 거야. 딱딱하고 퍽퍽한 데다 겉모양도 수수하거든.
  29. 잡곡을 짓이긴 반죽을 적당히 구웠을 뿐인 별 볼 일 없는 음식이야.
  30. 그렇군요…… 만약 제가 평민이 되면 그런 「간식」을 먹게 되겠네요.
  31. 단 과자는 두 번 다신 먹지 못하고……
  32. 아, 아니. 평민도 다양하잖아. 상인이나 장인 같은 사람들은 먹을 거야, 분명.
  33. 그보다, 귀족인 네가 왜 그런 걱정을 하는 거지?
  34. ……아, 죄송해요. 그냥 가정해 본 거였어요.
  35. 감사합니다, 레오니. 당신의 이야기가 무척 큰 도움이 되었어요.
  36. 그래? 뭐, 궁금한 게 있으면 또 언제든지 물어봐.
  37. 아…… 참고로, 우리 마을 애들은 달지 않은 「간식」을 아주 좋아했어.
  38. 나도 좋아했었지. 소박한 맛이거든. 너도 한번 먹어 보면 좋을 거야.
  39. 소박한 맛이라…… 조금 흥미가 생기네.
  40. 다음에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 레오니도 먹어 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