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음…… 뭔~가 수상하다니까~
이상한 일 꾸미는 게 아니면 좋겠는데……
- 어, 힐다.
표정이 어두운데, 무슨 일이야?
- 앗, 발 오빠!
- 네가 떨떠름한 얼굴로 고민했다는 게
홀스트 귀에 들어갔다간, 그 녀석……
- 네가 있는 곳으로 한달음에 달려올걸.
아니, 말은 안 할 거지만.
- 진짜로 말하면 안 돼~?
오빠, 요즘 좀 이상하거든~
- 아니, 혹시 발 오빠가 원인 아니야?
내 고민도 그렇고……
- 내가? 아니, 짐작 가는 바가 없는데……
- 왜, 최근에 유난히 오빠랑 발 오빠가
같이 다니잖아~?
- 설마, 오빠를 나쁜 길로 끌어들이거나
한 거 아니지?
- 그것 때문에 오빠의 상태가
이상해진 거라면……
- 나쁜 길이라니…… 너무하다, 야.
터무니없는 누명이라고.
- 게다가, 내가 홀스트를 부추겼다 해도……
- 너는 그 녀석이 쉽게 나쁜 짓에
물들 만한 성격이라 생각하는 거야?
- 듣고 보니, 그건 아니겠다~
오빠는 불의를 정말 싫어하니까~
- 그렇다니까. 말을 듣게 만들래도,
그 누구보다 실력이 뛰어나니……
- 응. 억지로 나쁜 일에 꼬드기려는 사람이
있다면, 혼쭐내 준 다음 설교하겠지~
- 만에 하나라도 길을 잘못 든다 치자.
그래도 넌 싫어하지 않을 거잖아?
- 그건 그렇지~ 난 오빠를 좋아하니까.
뭐, 길을 잘못 든다는 건 있을 수 없겠지만~
- 오오, 내 동생아! 나를 그런 식으로
생각해 주고 있었구나……
- ……! 오빠!?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 나도 좋아한단다, 힐다.
자, 감동의 포옹을 하자꾸나.
- ……발 오빠~?
무슨 짓을 한 거야~!?
- 아, 아니. 여기에는 아드라스테아의 바다보다
더 깊은 이유가 있어서 말이지……!
- 얘기를 유도했지!
오빠한테 일부러 들려주려고!
- 홀스트가 요즘 네 일로 고민이
많다고 해서 말이다.
- 네가 홀스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려주려고 계획했지.
- 힐다 말도 들을 수 있고, 이걸로 고민도 해결.
만사형통이라는 거지! 으하핫!
- 그래. 벗이여, 감사한다!
덕분에 동생의 마음을 알 수 있었어!
- 뭘 둘이서 만족하고 있는 건데!
나는 허락한 적 없거든!
- 미안하다, 힐다.
내가 발타자르에게 억지를 부렸어.
- 부디 이 녀석은 용서해 줘.
대신 내게 분노도 사랑도 전부 쏟아 내려무나!
- ……하아.
오빠는 약으로도 못 고칠 것 같아~
- 아니, 그렇지는 않아.
힐다, 네가 내게는 약이니까.
- ………………
- ……이제 몰라!
맘대로 하든가, 정말~!
- 이 남매는……
정말이지, 지루하지가 않다니까.